이제는 힘도 있고 작지도 않은데
여전히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작은 아이에게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 <오은영의 화해> "나의 내면과 내가 손을 잡는 것이 '화해'입니다" 중에서 -
2022년 7월 9일 토요일 오전 10:30, 서울공익활동공간 [삼각지]
멤버 : 희깅, 멤버 L, 멤버 S, 필자
무더운 여름의 시작과 장마가 한창인 중에 모인 이번 모임엔 오작가님이 함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할 수 있었고, 이 모임이 지속된다는 것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지난 모임에 이어 동일한 장소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역시나 시설이 훌륭하다.
아직 많은 사람이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4명만 모인 조촐한 모임이 되었지만, 이야기는 충분히 심도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언제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번 모임의 책이 그런 이야기가 가능하게 했다.
멤버 L의 제안으로 결정된
이번 책은 [오은영의 화해]다.
1. 선정이유
생각해보니 멤버 L에게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물어보지 못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론 늘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멤버 L이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고 싶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은 멤버 L에게 물어보고 수정될 수 있다.
2. 함께 나눈 내용
발제 1. 책의 에피소드 중 어린 시절의 사연자가 오랜만에 아버지를 보게 된 어색한 상황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들꽃을 꺾어 주었던 그 기억으로 인생에서 자신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에게는 그런 기억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
[멤버 L]
스스로도 곰곰히 생각해 봤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엄마가 발을 만져준 기억이었다.
정확하게는 작년(2021) 여행에서 급체를 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 일을 겪고나니 떠오른 엄마와의 기억이 있다.
어렸을 적 체했을 때 엄마가 차가워진 내 발을 만져준 기억이 힘들 때 났었다.
[멤버 S]
그래도 좋았던 기억은 부모님과 각각 여행을 했던 기억인 것 같다.
아버지와 여행, 어머니와 여행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래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나쁜 기억이 더 많았는데도 그 기억만큼은 지금 좋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머니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그 시간을 꾸렸음에도
나름 노력해서 맞췄던 기억이 나쁘지 않았다.
[희깅]
에피소드처럼 따뜻한 기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집에 있는 어린시절의 사진들을 볼 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였던 일기를 밀렸었다. 그 때 아버지가 밀렸던 일기를 모두 쓰게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작성했던 일기로 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그게 창피하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그게 기억에 가장 남는 기억 중 하나다.
발제 2. 저자는 "당신만 괴롭지 않다면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며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나요?
[멤버 L]
항상 스스로 모자라거나 잘못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통합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은 중간점을 찾고 있다.
관계에서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는게 아니라면 그냥 하는 것으로.
실수가 있어도 나를 질책하지 않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실수하면 계속 그것을 되뇌였다면 이제는 그냥 인정하고 내보내려고 한다.
[멤버 S]
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던 사람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긴장도가 높고 빨리 지치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지금은 쉬는 것, 편해지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호기심이 많다.
동반자에게 선언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흔들려도 도전해보고자 하는 결심을 하고 있다.
[희깅]
자타 공인 "워크홀릭"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재미홀릭"이란 걸 알았다.
재미가 있으면 그것에 몰입하는 것이다.
재미가 있으면 아무리 힘들고 시간이 없어도 그것에 집중했었다.
그런 나를 인정하게 됐다.
발제 3. 이 책에서 말하는 "화해"를 나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나요? 그리고 이 "화해"를 나는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요?
[멤버 S]
나를 힘들게 했던 가족과의 "화해"를 떠올렸다.
그러지만 그들의 기억과 내 기억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상처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인정하면
그것으로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정적 감정이 생길 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괜찮아 지는 경험을 했다.
[멤버 L]
"통합적 인간"이 쉽게 되지 않는 것을 인정한다.
지금도 그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자신과의 "화해"로 받아들였다.
[희깅]
누군가에 기대가 큰 상황에서 거절을 당했을 때 크게 실망하는 자신을 본다.
'무조건 수용하지 않는다' 는 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자녀와의 관계에서의 내 모습도 받아들이고자 한다.
자녀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그런 고민을 정리할 수 있는 힘도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3. 결론(필자의 생각)
개인적으로 육아와 마음의 문제에 대해 절대적인 것처럼 되어가는 저자에 반감이 있었다.
왜 이 저자의 말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약간은 삐딱하게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모든 내용에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나는 아직 미혼이고, 자녀에 대한 고민도 없기 때문에.
그러나 책을 통해 모임 멤버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나 '나'라는 사람을 인정받으려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모르면 인정할 수 없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다.
발제 된 이야기 외에도 긴 시간 각자의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다.
책을 통해 모두가 공감한 내용은 이랬다.
결국 우리는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용기를 내고 도전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어린 시절의 나의 상처에 발목잡혀 있을 필요가 없다. 저자도 그렇게 이야기 한다.
더 이상 우리는 상처를 받기만 했던 어린 아이가 아니다.
모두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이번 모임은 의미가 있었다.
멀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모두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게 된 이번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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