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독서모임

[어려워도 독서모임] 미술관을 가기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 <미술관100% 활용법>

冊略家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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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감상은 40분, 영화 관람은 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미술관에서는 미술작품과 얼마나 시간을 보낼지
당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 <미술관 100% 활용법> "본격 관람객 행동 매뉴얼" 중에서 - 

2022년 7월 12일 화요일 오후 07:00 [사유의 시간]

참여인원 : 사유지기, 멤버 L, 멤버 K, 멤버 Y, 필자

 

지난 모임 <친일파 열전>을 마무리하고 새 책을 시작하는 날이다.

[사유의 시간]은 일종의 시즌제로 운영한다.

한 번 독서모임을 기획하면 2권의 책을 선정하여 읽고 모인다.

그렇게 2권의 책을 열심히 읽고 나눈 뒤 잠시 쉬는 기간을 가진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정한 책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독서모임이 계속되면 모든 책에 집중하지 않는다. 

책도 결국 시간이 있어야 집중해서 읽는다.

 

이번 책은 요한 이데마 作 <미술관 100% 활용법> 이다.

 

함께 나눈 내용
미술관 이용이 편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
[팁 소개 안내서]라 생각한다. - 사유지기 - 

책의 원제는 [How to visit an art museum] 이다.

직역하자면 "미술관을 방문하는 방법" 정도가 되겠다.

저자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독자들에게

약간은 창의적인 미술관 이용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했다.

그 소개에 앞서 저자는 "미술관은 관람하는 사람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술작품을 만든 예술가의 의도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뜻대로

미술관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필자의 오래된 편견을 깨버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필자를 포함 독서모임의 다른 멤버들도 여전히 미술관 관람은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미술관을 즐기는 사람은 사유지기 정도였다.

 

미술관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앞서 말한 예술가의 의도나, 전시의 의도를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미술작품 앞에 서서 그것을 관찰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금보면 당연한 말인데, 그것을 읽으면서 미술관에 대한 허들이 조금 낮아진 느낌이다.

 

"무엇에 관해 어떻게 인지하느냐가 작품에 대한 당신의 태도를 결정한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 멤버 L -

의미를 추구하는지, 감성을 추구하는지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라 생각했다.
- 멤버 K - 

작가의 말에 편해진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다.

독서모임의 다른 멤버들도 그것을 느끼고 미술관에 대한 여러 시도들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작가가 소개한 여러가지 방법들 중 인상 깊었던 시도는 다음과 같다.

 

  • 아이가 있다면 [가이드] 역할을 맡겨볼 것
  • 꽃무늬 접이식 의자를 들고 다닐 것
  • 샾에서 엽서를 사볼 것
  • 액자를 관심있게 바라볼 것

작가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약간의 창의성이었다.

그 약간의 창의성을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기 위해 아이와 함께 미술관을 갈 것을 권했다.

자녀가 없는 필자로서는 할 수 없는 방법이었지만, 멤버 L의 제안이 방법이 되었다.

"조카"와 함께 가보겠다는 생각. 다소 어려움은 있겠지만 일리있는 생각이었다.

 

저자의 시도들은 국내 환경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꽃무늬 접이식 의자를 들고 다닐 것] 같은 방법이다. 

더 천천히, 오랜시간 작품을 보기위해 접이식 의자를 들고 다니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국내 미술관에서 그것이 용납이 되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긴 했지만,
미술관을 가지 못하는 것은 미술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 멤버 Y -

개인적 경험을 미술과 연결하는 방법들이 신선하기는 했지만,
맥락적 설명이 부족해 아쉽다. - 멤버 K - 

국내 미술관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들과 함께 책에 대한 아쉬움에 나온 말들이었다.

작가의 방법들이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방법임을 인정하면서도

어디까지나 미술관 이용방법일 뿐, 미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거나,

예술에 대한 우리의 생각까지 변하게는 하지 못하는 점을 짚었다.

 

필자를 포함해 멤버들 다수가 미술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나온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쉽게 재미있게 읽힌 책이었지만, 기대했던 것을 찾지 못해

조금은 아쉬움을 남기고 모임을 마쳤다.

 

결론(필자의 생각 정리)

얇고 쉬운 책이었지만,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는 이번 책이었다.

필자 역시도 미술관이 어려운 장소다. 

듣고 배웠던 유명한 작품들을 직접 본다는 것 외에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잘 몰랐다.

 

예를 들어 정물화를 보면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물건들이 놓인 것을 보고 그린 그림을 보면 필자는 예술가의 자기 자랑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렇게 잘 그릴 수 있다"는.

누군가는 진짜로 그런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내가 그런 작품에서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이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해줬다. 

약간의 용기와 창의성을 가지고 스스로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말이다.

다른 멤버들도 각자가 시도해볼 방법들을 정했을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에 관한 경지를 높이지는 못했어도,

독서모임은 새로운 시도를 배우는 자리가 되었다.


저자 : 요한 이데마 / 출판 :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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