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관념'이 아닌 '경험'이다
- <행복의 기원> 중에서 -
제목 : 행복의 기원
저자 : 서은국
출판사 : 21세기북스 / 출간일 : 2014. 5. 15(1판 18쇄 2017. 4. 7) / 페이지 : 208쪽
본래 이 책은 서점에서 인문->심리학 분야의 교양서로 분류가 되어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적인 논리로 풀어나간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행복 심리학자'이면서, 대학에서 '행복의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는 행복에 관한 오래된 생각 중 하나가 행복을 '관념' 혹은 '생각'으로 취급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왜, 즉 'why'로 행복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여타의 교양심리서적들이 '어떻게(how) 행복할 것인가'를 답하고자 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행복 = 생각 이라는 통념에 먼저 의문을 가진다. 행복이 생각, 즉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는 통념은 많은 철학자들이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취하면서부터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의 지적을 따라가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오랜 연구를 통해 철학자들의 접근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생각(마음)의 존재는 인간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생존에 필요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어떤 궁극의 목적이 아니라고 말이다. 진화심리학에 의하면 본질적으로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아니, 100% 동물이다. 따라서 생존과 번식처럼 [행복]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한다.따라서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스스로 '왜' 행복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들여다보자.
앞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인간이 '왜' 행복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답은 "생존, 그리고 번식"이다. 행복에 대한 낭만이나,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답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동안 행복을 너무나 관념적으로 받아들여왔다는 말을 부정할 수 없다.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는가? 필자는 없다.
저자는 우리 존재의 이유와 목적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인간중심적이고 비과학적인 생각이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공감이 가는 말이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에 우리는 존재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지 않나?
책에서 저자는 하나하나 행복에 대한 관념들을 과학적인 팩트로 대체해 간다. 그 사실들을 따라가다보면 신기하게도 [행복]이라는 것의 실체가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막연하고 멀기만 했던 행복이 어느새 가까워져가는 것 같은 희망도 생긴다. 저자가 자신의 제자들에게 '수업을 듣는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라고 경고하는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그렇게 내어놓은 2가지 행복의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2. 행복의 개인차는 '외향성'이 좌우한다.
저자는 왜 이 2가지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히 검증된 사실임을 밝히고 있다. 요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MBTI]에서 'E'인 성향은 상대적으로 더 행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셈이기도 하다.
끝으로 '한국인'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면서 위 사진을 제시한다. 아시아권에서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과 같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유독 행복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말이다. 한국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과도한 타인의식'이었다. 자신의 경험이 행복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따라 자신의 행복감을 수준 낮게 평가한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이 행복의 절대조건이긴 하지만, 남을 '위해'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인생의 주도권은 [자기]가 쥐어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19와 세대갈등, 기후위기, 경제난, 취업난 등 [행복]이라는 상태와는 거리가 먼 많은 일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행복의 기원>은 그러한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행복의 본질을 좀 더 직시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출간된지 좀 지난 책이지만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행복에 발이 걸려 넘어져 있다면 괜찮은 해답지가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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